재생 에너지

서울시 도시형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추진 사례

dodololve 2025. 7. 6. 08:20

서울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이자, 전력 소비량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과거에는 에너지 공급을 지방의 화력·원자력 발전소에 의존하던 구조였지만, 점차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도시로의 전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서울시는 자체 에너지 생산 전략을 수립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울은 고층 건물 밀집, 유휴 공간 부족, 미세먼지 등 복합적인 도시 환경의 한계로 인해 전통적인 방식의 재생에너지 도입이 어려운 도시로 분류돼 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다른 지방도시와는 다른 형태의 ‘도시형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고, 2018년부터 다수의 파일럿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전환 사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서울시 도시형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이 글에서는 서울시가 도심 환경 안에서 어떻게 재생에너지를 설계하고, 실천하며, 시민 참여를 유도했는지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대도시 특화형 재생에너지 모델이 무엇인지, 또 그 지속 가능성은 어떤 방식으로 확보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 – 도시형 모델로의 전략적 전환

서울시는 2018년 ‘태양의 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도시 내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수립했다. 기존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넓은 공간을 활용한 태양광이나 풍력 중심이었다면, 서울시는 좁은 공간과 높은 밀도에도 적용 가능한 도시형 모델을 도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사업’,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 사업’,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 확대 사업’ 등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BIPV는 기존 건물의 외벽이나 창문에 태양광 패널을 통합해 설치하는 방식으로, 공간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도시 친화형 방식이다.서울시는 이 기술을 통해 공공시설과 아파트 단지에 건물 외벽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고, 그 성과를 분석해 민간 확산을 유도했다. 또, 도시형 풍력, 지열 냉난방 시스템, 수열 에너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함께 실험하면서, ‘도시 안에서도 가능한 에너지 자립’이라는 철학을 구체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서울형 재생에너지 실천의 현장(사례)

서울시는 2020년부터 송파구와 노원구, 강동구 등에서 다양한 재생에너지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노원구 ‘태양광 자립마을’ 프로젝트다. 해당 마을에서는 주민 협동조합이 결성되어 30여 가구의 주택에 소형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고, 생산된 전력은 자가 소비되거나 인근 커뮤니티 센터에 공급되었다. 이 모델은 주민 주도, 지자체 협력, 공공기관의 기술 지원이라는 3자 협업 체계를 통해 구축되었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순환 시스템으로 평가받았다. 또 다른 사례로는, 강동구청이 청사 외벽에 BIPV 패널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 기존 건물 리모델링과 함께 외벽에 반투명 태양광 유리 패널을 설치해 연간 약 6만kWh의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이 전력은 냉난방 및 조명에 사용된다. 이 외에도 서울시는 공공도서관, 초등학교, 지하철 역사 등에 소규모 태양광 설비를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민간 건물 소유주와 협력하여 녹색건축 인증과 연계된 에너지 절감형 인센티브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도시 공간 내에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재생에너지 실천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시민 참여 기반의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

서울시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단순한 행정 중심이 아니라, 시민 참여를 핵심으로 두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서울시는 태양광 설비 설치를 원하는 가정에 대해 무상 컨설팅 및 보조금 지원, 기술 업체 연결, 사후 관리까지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미니 발전소’ 사업은 베란다에 설치 가능한 300W 이하의 소형 패널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일반 가정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해당 사업은 2023년까지 약 12만 가구가 참여했으며, 서울시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자가 발전 비중을 눈에 띄게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서울시는 에너지 자립학교, 시민발전소 투자 플랫폼, 청소년 기후 에너지 교육 프로그램 등 교육과 투자 참여 모델을 함께 운영하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시민 이해도와 수용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기술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에너지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과정에 시민이 직접 주체로 참여하게 만드는 구조이며, 이것이 서울형 도시 재생에너지 모델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서울형 도시 재생에너지 모델의 성과와 과제

서울시의 도시형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2024년 기준으로 **태양광 설비 설치 누적 용량 약 700MW, 자가 발전 비중 약 4.8%**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이라는 고밀도 도시 환경을 고려할 때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하지만 아직까지 서울 전체 에너지 수요의 95% 이상은 외부에 의존하고 있으며,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기술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태양광 설치에 대한 주민 반대가 여전히 존재하며, 건물 외관 변경에 따른 규제와 충돌하는 경우도 많다. 둘째, BIPV와 같은 고도 기술은 설치 비용이 높고 수익 회수 기간이 길어, 민간 확산에 한계가 있다. 셋째, 재생에너지 관련 교육과 이해가 부족한 시민층에서는 ‘미관 훼손’이나 ‘고장 우려’에 따른 인식 저항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기술 보조뿐만 아니라, 정책·교육·커뮤니케이션을 함께 강화하는 ‘3중 구조’의 확산 전략을 추진 중이다. 향후에는 분산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열 에너지 회수 시스템, 그린 인프라 연계 설계 등으로 확장되어야 하며, 서울시의 도전은 도시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시 중심형 재생에너지 모델’을 완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