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에너지

충남 당진, 바이오 가스로 도전한 소규모 재생 에너지 모델

dodololve 2025. 7. 9. 07:20

충남 당진시는 최근 몇 년 사이 농촌형 재생에너지 전환 모델 중 하나로 바이오가스 에너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태양광이나 풍력 중심의 도시형 에너지 모델과는 달리, 당진은 축산 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이라는 독특한 방향성을 채택하며 지역 농가의 자립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에너지 생산에 국한되지 않고, 환경 문제와 농가 소득, 지역 순환경제를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는 외부에서 전기를 수급하던 농가들이 이제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농촌 재생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당진시 순성면 일대에서 진행된 바이오가스 실증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소규모 분산형 에너지 실현 사례 중 하나로,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바이오 가스로 도전한 재생 에너지 모델


이 글에서는 충남 당진이 왜 바이오가스를 선택했는지, 그 추진 과정과 기술적 기반, 실제 변화된 마을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하나하나 살펴보며 재생에너지 전환의 현실적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충남 당진의 재생에너지 전환 계기와 바이오가스 선택 배경

충남 당진은 전통적으로 농업과 축산업 중심의 도시로,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 및 유기성 폐기물 처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여름철 악취 문제와 지하수 오염 우려는 지역 주민 간 갈등 요인으로도 작용했고, 행정기관에도 민원이 빈번히 제기되었다. 이에 당진시는 기존의 폐기물 문제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유럽 농촌 지역에서 널리 확산된 소규모 바이오가스 플랜트 모델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시스템은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농업 부산물 등을 밀폐된 공간에서 혐기성 발효 과정을 거쳐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이 가스를 발전기나 보일러에 활용해 전기와 열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잔여 슬러지는 액비로 재활용되며, 농업 순환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진시는 특히 가축 사육 농가가 밀집된 순성면과 송악읍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 참여형 바이오가스 시스템 실증 모델을 적용하면서 농촌형 재생에너지 전환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당시 국내에는 대규모 음식물 처리시설과 폐기물 기반 바이오가스 시설은 존재했지만, 소규모 단위의 농촌형 바이오가스 시스템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진의 시도는 매우 선도적인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가스 시스템 구축과정 및 기술적 기반

당진시가 구축한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하루 약 5~10톤 규모의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중소형 설비로, 주로 독일 및 덴마크에서 도입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이 설비는 2단계 발효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혐기성 미생물의 활동을 최적화하기 위해 온도, 압력, pH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제어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당진시가 민간 기업과의 협력보다는 지역 협동조합 중심의 운영체계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순성면 일대 농가 15곳이 참여한 ‘순성에너지협동조합’은 바이오가스 시설의 운영 주체로서, 설비 유지보수, 투입원료 수급, 에너지 판매까지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역 주민 스스로가 에너지 생산자가 되고, 이익 또한 마을 공동체에 재투자되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에너지는 주로 농가 난방용 보일러, 전기 자가소비, 일부는 소형 그리드 연결을 통한 판매로 활용된다. 현재 운영 중인 바이오가스 시설은 연간 약 20만 k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인근 농가 약 10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에너지 자립 이후의 변화와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

에너지를 외부에서 전적으로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당진시 순성면 일대는 바이오가스 도입 이후 에너지 자립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특히 겨울철 농가 보일러 가동 시기에는 난방비가 평균 35% 이상 절감되었으며, 일부 농가는 surplus 에너지를 판매해 연간 수백만 원의 추가 수익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주민들의 인식 전환이다. 초기에는 냄새나 관리에 대한 우려로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환경 부담이 줄고, 경제적 혜택이 따르자 주민들의 만족도가 급상승했다. 또한 이 모델은 외지 청년 창업농과 협업하는 구조로 확장되면서, 고령화된 농촌의 인구 유입 효과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가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발효 부산물은 지역 친환경 농산물 재배에 사용되며, 기존의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순성면의 일부 농산물은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추진 중이며,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에서도 **‘에너지 자립 농가산 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충남 당진의 바이오가스 모델 확장성과 전국적 시사점

현재 당진시의 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 모델은 순성면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이지만, 향후 송산면, 고대면 등 인접 농가 밀집지역으로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당진시는 이미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재생에너지 지역특화 지원사업에 참여 중이며, 바이오가스 시스템을 마을 단위로 보급하기 위한 공동 설비 구축 로드맵도 수립한 상태다.

이러한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 모델은 향후 전국 농촌에 적용 가능한 스케일업 가능한 모델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면서도 지역 주민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진의 모델은 단순히 기술적 접근을 넘어서 사회적 경제 모델과 결합함으로써, 에너지 민주주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당진시 사례는 대규모 설비 위주의 정책에서 지역 맞춤형, 주민 참여형 에너지 전환 전략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